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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과 ‘비상식’을 대하는 국민의 선택

기사승인 2020.04.08  12: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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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대 총선 전남 순천시갑 선거구는, 선거구획정부터 ‘상식’과는 거리가 먼 ‘비상식’적인 일들이 발생했다.

당초 중앙선관위 국회의원선거구획정위원회는 지난 3월3일 전남 의석 10석을 조정하면서, 민주당 이개호 의원 지역구인 ‘담양‧함평‧영광‧장성’ 선거구에서 ‘담양’을 ‘광양‧곡성‧구례’ 선거구에 붙여 ‘광양‧담양‧곡성‧구례’ 선거구로 통폐합했다.

또한 서삼석 의원 지역구인 ‘영암‧무안‧신안’ 선거구는 해체하여, 영암은 ‘나주‧화순‧영암’으로, 무안은 ‘무안‧함평‧영광‧장성’으로, 신안은 ‘목포‧신안’으로 선거구를 조정하고, 순천은 인구상한선을 초과하여 ‘순천갑‧을’로 분구를 확정했다.

그런데 불과 하루 만에 국회는 선거구획정위원회안을 반려하고, 이개호 서삼석 두 의원의 지역구는 원상 복귀되고, 헌법과 법률에 따라 ‘분구’가 되어야 할 순천시 선거구에서 인구 5만5천여명의 해룡면이 가위질 당해 ‘광양‧곡성‧구례’ 선거구에 병합됐다.

법을 만들고 지켜야 하는 국회가 헌법과 법률을 대놓고 위반하는 불법을 버젓이 저지른 것이다. 이렇게 ‘상식’은 오간데 없는 ‘비상식’을 국회 원내교섭단체들이 저질렀다. 제1당이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책임이 가장 크다는 비판과 지적을 받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래서 순천시민단체를 비롯한 일부 후보들이 ‘헌법소원’을 청구하고 나섰다. 지각 있고 상식적인 시민들이라면 당연히 취할 수밖에 없는 행동이다. 그렇게 28만 순천시민들은 황당한 ‘비상식’의 불법적인 선거구 찢기에 반발하고 항의하는 것이다.

그러는 와중에 김영득 전 예비후보가 가장 먼저 짐을 싸서 소병철 캠프에 합류했다. 이어 장만채도 소 후보 선대본부장을 맡았다. 그러나, 서갑원 전 의원은 예비후보를 사퇴하면서도 소 후보 캠프엔 합류하지 않고, 대신 소 후보를 강도 높게 비난하고 이해찬 대표와 당의 패권세력들과 투쟁을 선포하는 ‘결기’를 보였다.

노관규 후보는 불같이 반발하는 해룡면민들과 민주당 중앙당에 대한 배신감을 표출하는 시민들의 분노를 접하고는, 당을 탈당 무소속 출마를 결행했다. 비록 그동안 정치를 하면서 일정한 안티세력이 있는 노 후보지만, 가위질 당한 해룡면으로 분노에 찬 많은 시민들은 노 후보의 결정을 격려했다.

‘상식’이 깨질 때, 국민들은 ‘행동’으로 보여줘

순천시도의원들, ‘잘못된 분구’에 아주 잠깐 항의 하는 모습을 연출하기는 했다. 그러나 그 뿐이었다. 시민의 대표인 시도의원들이 결국 당의 명령에 복종하면서, 시민의 대의기구로서 민의는 철저히 외면한 것이다.

지역과 시민을 대표하는 책임 있는 정치인들이 ‘비상식’적인 정치권의 행태와 잘못에 대해 그 책임을 묻고 저항하지 않았다. 시민들의 분노를 전하고 시민의 편에 서야할 지역정치인들이 시민을 외면하고 당의 명령에만 복종하는 모습만을 보인 것이다.

2년 후 지방선거 공천이 걸려있어, 부당함을 알면서도 당의 결정에 복종할 수밖에 없는 처지인지는 알 수 없으나, 분노와 반발하는 시민들의 목소리 하나 전달하지 못하는 시도의원들 모습에, 민주당이었기에 뽑아준 시민들은 ‘허탈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그리고 그런 시도의원을 등에 업은 소 후보는 전폭적인 당의 지원까지 받으며 선거에 임했다. 선거초반 여론조사 지표에서 노 후보에게 밀리는 듯 했으나, 60%대 중후반에 이르는 당의 지지도에 힘입어 선거 중반 접어들면서 여론조사에서 드디어 1순위로 올라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닥민심이 우호적이지 않음을 느끼는지, 이낙연 전 총리의 지원방문에 이어 임종석 전 비서실장까지 지원유세를 왔다. 그리고 그 자리에 당의 패권세력들과 투쟁하겠다고 결기를 보이며 잠시 순천을 떠난다던 서갑원 전 의원이 전격 등장했다.

어제를 바꿀 수는 없지만, 오늘의 선택으로 내일은 만들어 갈 수 있어

상식이 깨지면 틀도 깨지는 법이다. 이 말의 가장 실천적인 모습을 행동으로 보여준 것은 우리국민들이다. 박근혜 정부의 ‘비상식’을 국민은 용납하지 않았다. 그래서 정권이 무너진 것이다. 그렇게 정권까지도 무너뜨려본 경험들을 국민들은 지니고 있다.

그리고 순천갑 선거에서 나타나고 있는 몇 가지 일련의 일들 또한, 시민의 눈높이에서 지극히 상식적이지 않는 일들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서갑원 전 의원의 소병철 후보 지원유세는 말 그대로 뜻밖일 뿐만 아니라 ‘상식’선에서 납득하기 어렵고, 쉽사리 이해되지 않는 일이다.

아무리 ‘정치가 생물’이라지만, 지나온 ‘어제’ 소 후보와 당을 그렇게 맹렬하게 비난하던 서갑원이 ‘오늘’은 자신의 미래를 위한 새로운 선택을 한 것이다. 하지만 순천시민들은 그런 모습을 ‘상식적’인 일들로 받아들이지 않는 것 같다.

그렇게 순천시민들 눈에 비친 그러한 ‘비상식적인’ 일들은 모두 어제 일어난 일들이다. 그리고 순천시민들은 흘러간 어제가 아닌 ‘오늘’에 서 있다. 흘러간 어제는 바꿀 수가 없지만, 시민들이 ‘오늘’ 무엇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내일’은 만들어 갈 수가 있다.

그 선택은 온전히 순천시민들 몫이다. 그리고 그 결과에 대한 책임도 시민이 져야하는 것이다. 그 선택의 결과는 달콤한 사탕일 수도 있고, ‘권력’의 곁에서 작은 위세라도 부릴 수도 있는 것일 수도 있고, 함께 지역의 미래를 만들어가는 것일 수도 있다. 비를 맞은 꽃이 다시 피 듯, 변화는 있어도 변함은 없듯이.

시사21 webmaster@sisa2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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